너를 사랑해. 채서영이란 여자를 사랑하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나 밀어내지 말아 줘. 네 마음속에서 나란 남자 지우지 말아 줘. 부탁이야.
과연 남녀 사이에 우정이 존재할까? 11년간 소꿉친구 윤후를 짝사랑하던 여자, 서영. 혹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걱정하며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지키던 그녀. 하지만 자신을 좋은 친구로만 생각하는 윤후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없었다. 고백을 하는 순간 그동안 지켜 온 우정마저 무너져 버릴까 봐 그것이 겁나고 두려웠다. 한편 서영이 소개팅을 한다는 말을 듣고 그 순간 그녀를 다시 바라보게 된 윤후. 그러자 서영은 당황하는데…….
“나 역시 네가 친구가 아닌 여자 보여. 여자로 느껴진다고!”
“장난……하지 마.”
서영의 음성이 가느다랗게 떨려왔다.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여? 장난 아니야. 언제부터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어. 어느 순간부터 너를 여자고 보고 있었고, 그게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걸 깨달았어. 그리고 사실 그때 네 고백도 충격이었어. 정말 몰랐거든. 그랬을 거라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
사랑이라니. 친구가 아닌 여자로 보인다니. 서영은 지금 그가 하는 말이 모두 장난인 것만 같았다.
“이렇게 마음을 전하기 싫었는데……. 서영아.”
윤후는 그녀의 어깨를 움켜쥔 손에 힘을 싫었다. 진지하고 애달픈 시선으로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눈과 시선을 마주친 그는 다시 한 번 간절함을 담아 고백했다.
“너를 사랑해. 채서영이란 여자를 사랑하기 시작했어. 그러니까 나 밀어내지 말아 줘. 네 마음속에서 나란 남자 지우지 말아 줘. 부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