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최무원. 정신 차려. 아무리 한남동 집을 뜯어고치고 큰어머니를 들들 볶아도 끝난 건 끝난 거라고. 이제 그만 인정해.」
30년 지기는 정확히 무원의 속내를 꿰뚫고 있었다. 무한재생버튼을 클릭한 것처럼 우경의 말이 머릿속을 떠돌았다. 아이가 있어? 결혼을 했다고? 참다못한 무원은 서랍에서 아스피린을 꺼내 씹었다.
- 파일로 담당자인 이유래 씨 오셨습니다.
약기운이 퍼질 때까지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무원은 시계를 확인했다. 어느새 약속시간이었다.
그는 들어오라고 한 뒤, 자리에서 일어섰다. 빨리 동의서에 사인이나 받고 끝내야겠다. 이 이름과 더 이상 엮이는 일은 사절이다.
집무실의 문이 열리고 막내인 정 비서가 들어왔다. 뒤를 따라 파일로의 담당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가 입고 있는 연하늘색의 블라우스가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무원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꿈속에서, 아찔한 절정을 맛보며 몇 번이나 마주쳤던 눈이다. 깊고 깊게, 그를 안고 품었던 눈. 이번에는 꿈이 아니라 진짜였다. 새하얀 피부에 동그란 이마, 깊은 눈매와 가느다란 목선, 오뚝한 콧날.
무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긴 생머리가 웨이브가 들어간 세미롱으로 바뀐 것만 빼면 기억 속 그대로 아내가 돌아왔다.
하필이면 그 망할 하늘색 옷을 입고.
“이혼해요, 우리.”
사랑 없는 정략결혼.
결혼은 비즈니스일 뿐이라 생각했던 남자, 최무원.
그런 그에게 이혼을 말한 여자, 이유래.
3년이 지난,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낯선 관계로 재회하는데…….
“우리 연애할래요?”
아내가 돌아왔다.
그런데 이 여자, 그가 알던 예전의 ‘그 여자’ 맞아?
멈추었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하필이면 돌아온 아내에게.
▶ 차례
01. 아내가 돌아왔다
02. 그 여자, 엑스와이프
03. 서로가 모르는 것
04. 남편입니다
05. 당신을 사랑해
06. 어쩌면, 지금도, 여전히
07. 무슨 일이야?
08. 보이지 않는 저울
09. Lucid dream
10. 일반적인 사람들 기준에서의 연애
11. Platonic Love
12. Missing link
13. 화양연화
14. 같이 잘래요?
15. Reverse
16. Apego
17. 스캔들
18. 두 번째 결혼식
에필로그. 두 번째 선물
외전 01. 동상이몽
외전 02. 두 번째 허니문
작가 후기
이보나
로맨스 소설, 순정만화, TL을 쓰고 그리는 일체형 글 & 그림쟁이.
머릿속 상상이 어떤 형태를 갖추고
세상에 탄생하는 순간이 가장 짜릿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