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백의 딸 유이. 별당에서만 생활하던 그녀 앞에 떨어진 것은 천왕의 비가 되라는 첩지였다. 하지만 천왕의 난폭한 성정을 모든 이가 알기게 하백은 주저하고, 결국 유이는 스스로 떠나겠다고 결심한다.
낯선 천왕의 궁에서 마주친 백단 향의 남자, 천유. 얄미운 듯 냉정한 듯 유이의 주변을 맴도는 그. 어느새 유이는 그와의 시간을 기다리게 되지만, 고통 속의 변화를 겪은 후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는데…….
“네 심장 소리가 들려. 북처럼 쿵쾅거리는데?”
부끄러워서 참을 수가 없다. 버둥거리며 벗어나려 했지만 천유가 기다란 팔을 둘러 폭 안아버렸다.
“걱정했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진한 백단 향에 취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나무에서 떨어져 그런 건가 싶어서.”
천유의 가슴은 따뜻했지만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밤이 되면 연희궁 주변을 맴돌았지. 휘파람을 불면서. 혹시나 네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한은경
필명 : 하루가
2005년 인터넷 사이트 로망띠끄에서 ‘천녀호’로 연재 시작.
천녀의 사랑, 여제 서기단후, 무영의 야래향, 페르세포네의 딸, 무기여 안녕, 팔공딸기vs하얀깍두기, 은호이야기 외 다수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