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쳐 방황하던 서경에게 카메라는 새로운 의미를 안겨주었다. 6년 후 귀국한 서경은 유명 사진작가 건우와 함께 작업을 시작하고, 그와 함께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서경은 다시 웃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행복을 느끼려던 순간, 과거의 편린은 그녀를 다시 괴롭히는데…….
“사진 찍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가는 풍경이 있어.
그럴 땐 반사적으로 셔터를 누르게 되거든.”
말을 멈추고 건우는 고개를 들어 다시 서경을 보았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새파랗게 얼어 있던 그의 입매가
문득 부드럽게 허물어졌다.
피식, 웃는 모습이 조금은 씁쓸해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뜻해 보였다.
서경과 시선을 마주한 그가 결국 고백하듯 말했다.
